9월7일 첫째 날(1) | 런던으로, 설레는 출발
집 > 인천공항 > 히드로공항 > 입국심사 > 지하철 > 호텔
[경로: 12시간] 인천공항 탑승동에서 출발하여 중국, 몽고, 러시아, 북유럽을 거쳐 히드로 공항까지. 2번의 식사.
설레는 출발
[사진설명] ➊ 붙이지 않은 백을 지키는 정민. 짐을 붙인 후 5분간만 주변에 있으란다. Security 검사하는 것인데 5분까지 별말 없으면 가도 된다고 한다. 흠…… 제대로 작동하는 프로세스인지 살짝 의심. ➋ 엄마가 여행자보험을 알아보는 동안 여행 일기를 적어보는 다예.
미리미리 준비한다고는 했지만 사실 회사 일도 집안 일도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보니, 늘 그렇듯 여행 전날 밤이 가장 피곤했다.
마눌님은 짐을 싸느라 거의 밤을 새우고, 나도 1시는 되어서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우리가 일어난 시간은 4시. 10시 30분 비행기인데 두 세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하니 6시에 집에서 출발해 8시쯤 공항에 도착했다.
약간 시간이 불안해서 주차대행서비스를 이용했다. 출발 3층 PROSCOM이라고 써 있는 간이사무실 근처에서 주황색 조끼를 입으신 분께 맡기면 된다. 집을 떠날 때만 해도, 신한은행 The Classic 카드로 인천공항 무료 발레파킹이 가능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장기간 세워둘 차를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이 불안했기 때문에 그냥 출국장에 가족과 짐을 내려두고 아빠만 다녀올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닥치면 조금 더 용감해진다. 차를 맡아주는 분에게 도착일 항공편명과 도착시간만 알려주면 입국 시 차를 찾을 위치와 방법을 적은 영수증을 준다. 야외 장기주차장에 가져다 놓았다가 도착일에 입국장 맞은편 지하주차장에 옮겨주니 아주 편했다.
이미 온라인으로 체크인을 하고 티켓까지 출력해 와서 빠르게 짐을 붙일 수 있었다. 영국항공(British Airway)을 이용했는데 어린이의 경우 마일리지 적립을 위해서는 가족계정으로 가입해야 한다. 미리 가입하고 적어둔 회원번호를 주니 바로 마일리지 적립 처리도 해 준다.
우리 짐은 케리어 두 개와 보스턴백 하나, 작은 배낭 하나, 크로스백 2개로 단출했다. 보스턴백은 그냥 가지고 타겠다고 생각해 부치지 않았는데 나중에 후회했다. 비행기 타러 가는 거리나 내려서 입국수속하고 카트를 찾는 거리가 너무 길어서 팔이 빠질 뻔 했다.
그런데, 사실 보스턴백을 들고 떠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패키지여행이 아니다 보니 도시간 이동을 위해서 기차를 이용했는데 한 손엔 캐리어를 끌고 다른 손엔 무거운 백을 들고 다니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었다. 파리에서는 RER을 타고 노드(Nord)역까지 가고 거기서 베흑시(Bercy)의 호텔까지 10~20분쯤 걸었는데 중간에 헤매는 일까지 벌어져서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다음부터는 꼭 캐리어나 배낭만 가지고 다니리라! 아이들마다 각자 작은 캐리어를 하나씩 사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짐을 붙이고 나서 식사를 할까 하다가, 항상 근검절약을 실천하시는 마눌님이 확인해 보니 비행기 타면 바로 밥을 준다고 해서 그냥 서성이다가 다예는 뭔가를 적고 마눌님은 여행자보험을 알아보신다. 인터파크에서 항공권을 구매했는데 당시에 여행자보험을 가입했다면 공짜였는데 공항에서는 그 혜택은 받을 수 없다고 하고 그냥 가입하려면 한 사람에 4만원이나 되어서 포기했다. 매사에 조심하기로 다짐하면서.
[사진설명] ➊➋➌ 처음으로 셔틀트레인을 타고 탑승동으로. 공항 내에 지하철이라니 신기하다.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도 똑 같은 경험. ➍ 역시 인천공항은 참 크다. 무빙워크의 연속. ➎ 여행을 기념하여 다예는 손톱을 예쁘게 색칠했다.
그 동안 해외에 나갈 때마다 국적기를 이용하다 보니 여객터미널만 이용했었는데 이번엔 영국항공이어서 처음으로 셔틀트레인을 타고 탑승동으로 이동하는 색다른 경험을 해 보게 되었다. 어디서 내려야 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타는 곳과 내리는 곳, 두 역만 있었다. 타는 문과 내리는 문도 서로 반대편이어서 서로 부대끼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어 있었다.
면세점에서 운동화를 살 생각이어서 다예는 샌들을 신고 왔는데 운동화는 언제부턴가 면세점에서 모두 철수했단다. 초입에 노스페이스 캠핑화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더 많은 선택의 폭이 있으려니 기대해서 지나쳤는데 결국 비슷한 한두 메이커 정도 밖에 없고 발이 편한 운동화라기 보다는 캐주얼화에 가까워서 사지 못했다.
남자는 지도로 길 찾기를 좋아하고, 컴퓨터를 좋아하고, 게임을 좋아한다. 이건 DNA다. 정민이는 어딜 가나 지도를 챙긴다. 여행에서의 역할이 시간 담당이라 엄청 뿌듯했는데 오랜만에 찾아 낀 손목시계가 약이 다해 우울해 하던 차에 인천공항 지도를 발견하고 112번 게이트로 우리를 무사히 안내했다.